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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재미있는 선물 메이킹: 꼬마마법사 레미 하나탭 아이섀도우 만들기 본문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을 하기로 했다.
고마운 친구들이지만 이 친구들에게 한 번도 뭔가 제대로 된 선물을 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좀 쓸데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부하지 않은걸 주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의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1. 직접 만들거나 개조를 할 것 (기성품 그대로 주기 금지)
2. 만 원 언저리까지의 상품만 가능
3. 한 사람이 한 가지 선물 준비, 랜덤으로 선물 뽑기
원래 이런 걸 하면 항상 쓸데없는 걸 줘왔는데.. 이번에는 좀 쓸만하지만 재밌는 걸 만들기로 했다.
꼬마마법사 레미 비바체! 에 나오는 하나탭을 만들어보자!
하나탭의 안쪽 마법 구슬이 있는 부분은 화장품 때문에 구현하지 않았고, 윗부분만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1. 원형의 모양일 것 2. 윗부분이 투명하거나 반투명할 것 3. 만 원 언저리의 가격 의 조건을 만족하는 화장품을 찾았다.
나는 화장품에 무지하기 때문에 그냥 서프라이즈의 일정 부분은 포기하고 친구들에게 대충 원형의 만원 언저리 화장품 중에 원하는 걸 고르게 했다. 그래도 이걸로 뭘 만들 건지는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프라이즈는 대충 성공함ㅎ 친구들이 모두 원하는 선물+올영 할인해서 만 삼천 원의 좋은 가격(근데 지금 보니까 공홈에서 더 싸게 세일하더라ㅎㅋ)+투명재질의 원형 이므로 이 제품을 선택했다.
혹시 따라할 사람이 계시다면 꼭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원형/투명재질인 화장품이면 다 ok. 사실 투명하지 않아도 그냥 흰색으로 덮어버리면 돼서 그냥 원형인 제품이면 다 된다. 흰색으로 예쁘게 덮으려면 스프레이 같은 게 필요하겠지만..
준비물은 내가 저번에 오비츠로이드 만들고(궁금하면 클릭!) 남은 재료로 대충 만들었다.
내가 쓴 재료
• 사포(220/400/600/800방): 퍼티로 만들거면 대충 사포로 갈아줘야 함. 근데 난 이번엔 아크릴 물감으로 도색할 거라 그렇게까지 매끄럽게 사포로 갈지는 않았음.
• 아크릴물감, 붓, 물통, 안 쓰는 비닐: 작은 파츠만 만들려고 했고 내 수중에 컬러 스프레이는 레이나 머리색 딱 한 종류뿐이라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주기로 함. 아크릴은 빨리 굳기 때문에 그냥 아무 비닐을 팔레트로 삼는 편이 더 실용적임.
• 무광 코팅 스프레이: 나는 있는 게 무광 뿐이라 그냥 이거 썼는데 이번 껀 반짝반짝한 게 예쁠 것 같아서 유광이 더 어울렸을 듯.
• 아트나이프: 사실 여기선 별 필요 없었음, 그냥 조각도나 손으로 해도 충분한 난이도.
• 순간접착제: 마지막에 만든 마법 구슬을 아이섀도에 부착할 때 사용함. 집에 순간접착제가 없어서 선물교환식 당일에 급하게 사서 밖에서 쪽팔림을 감수하고 붙였다..
여기에서 퀄리티를 더 높이려면 금손이거나, 에어브러시가 있거나, 색색별로 스프레이를 준비하거나, 서페이서를 뿌리거나.. 하면 좋은데 나는 하루 만에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스킵했다.
했으면 좋았을 것
• 서페이서 뿌리기: 집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르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그냥 바로 도색해버렸다. 서페이서를 뿌렸으면 훨씬 색이 예쁘게 먹는다...
• 안에 구슬을 모조진주, 큐빅 같은 걸로 박아 넣기: 알아보고 살 시간이 없었다. 나는 대충 만들었지만 더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면 저 하늘색? 하얀색? 중앙에 박힌 마법 구슬을 모조 진주나 큐빅 같은 걸로 박아 넣어도 좋을 듯. 레진으로 만들었어도 좋았겠지만 우리 집에 레진 또한 없었다.
만들기 시작~
앞에 디자인을 다 없애기 위해 에탄올같은 걸 찾았는데 우리 집에 없었다^^
어차피 반투명하게 만들거라서 그냥 무식하게 사포질함.
220->400->600으로만 마무리했는데 220은 너무 거칠어서 400->600->800->더 원한다면 1000으로 마무리해도 좋을 듯. 그래도 와방 잘 지워지는 건 220이다.
에폭시 퍼티로 예쁘게 마법구슬을 빚어줌. 대충 아이섀도 위에 투명한 비닐을 깔고 사이즈를 대충 가늠하면서 만들었다.
근데 걍 이렇게 감으로 하는 거보다 설계도 비스므리한게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냥 그 사이즈에 맞춰서 종이에다가 설계도를 그림. 님들은 처음부터 설계도 그리세요
대충 섀도우 뚜껑에 끼워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종이를 잘라서 도면을 만듦. 사이즈를 대충 재서 구슬이 생각보다 더 커졌지만 허용 범위 내라고 생각하고 넘김.. 반투명 뚜껑의 좋은 점은 저 도면을 안에다 끼워서 밖에다가 똑같이 따라서 그릴 수 있다는 점임. 불투명하면 끼워도 안보이니까 난이도가 더 상승했을 듯
원래 저 무늬도 퍼티로 만들어서 붙이려고 했는데 시간과 내 실력 상 개에바라는 걸 깨닫고 그냥 아크릴로 그림. 중간 동그라미는 설계도 부분을 잘라서 모양자처럼 썼당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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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구슬과 사이즈 맞는지 확인한 후에 구슬을 겁나게 사포질 해줌.
사포질은.. 그냥 많이 하면 예뻐짐. 800방까지 하면 매끈매끈해진다.
스프레이로 도색할 거면 훨씬 빡세게 해야겠지만 아크릴로 할 거라 어차피 붓자국 남는데.. 라는 생각에 나는 그렇게 열심히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귀찮아서 서페이서도 안 멕였는데 그거 때문에 계속계속 아크릴을 덧칠해야 했다ㅎ
취미로 뭘 만드는 작업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자신과의 타협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작업이었다.
마법 구슬과 아이섀도를 붙여줘야 했는데 집에 순간접착제를 비롯한 접착제 종류가 딱풀 빼곤 아무것도 없어서 선물 교환식 하는 당일에 부랴부랴 사서 길바닥에서 붙였다.ㅎㅎ 길거리에서 웬 이상한 물건 만드는 사람 됨(맞음)
얼렁뚱땅 완성~!
좀 허접하지만 하루 만에 만든 거 치고는 예쁘게 나왔음ㅎㅎ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나탭 옆에 천사 날개도 달아주는 건데 그 정도 할 체력은 안 됐다.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고 화장을 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실용적이면서도 밖에서 쓰기엔 살짝의 쪽팔림을 감수해야 하므로 적당히 쓸모없는 선물이기도 해서 만족스러운 제작이었다.
친구에게 줄 선물이 고민이시면 직접 개조한 하나탭을 선물해보는 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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