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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재미있는 선물 메이킹: 꼬마마법사 레미 하나탭 아이섀도우 만들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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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위한 재미있는 선물 메이킹: 꼬마마법사 레미 하나탭 아이섀도우 만들기

이제언 2022. 1. 14. 23:53

친구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을 하기로 했다.

고마운 친구들이지만 이 친구들에게 한 번도 뭔가 제대로 된 선물을 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크리스마스 선물은 좀 쓸데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진부하지 않은걸 주고 싶었다..

 

크리스마스 선물 교환식의 규칙은 다음과 같았다.

1. 직접 만들거나 개조를 할 것 (기성품 그대로 주기 금지)

2. 만 원 언저리까지의 상품만 가능

3. 한 사람이 한 가지 선물 준비, 랜덤으로 선물 뽑기

 

원래 이런 걸 하면 항상 쓸데없는 걸 줘왔는데.. 이번에는 좀 쓸만하지만 재밌는 걸 만들기로 했다.

꼬마마법사 레미 비바체! 에 나오는 하나탭을 만들어보자!

어릴 때 정말 갖고 싶었던 하나탭

하나탭의 안쪽 마법 구슬이 있는 부분은 화장품 때문에 구현하지 않았고, 윗부분만 구현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1. 원형의 모양일 것 2. 윗부분이 투명하거나 반투명할 것 3. 만 원 언저리의 가격 의 조건을 만족하는 화장품을 찾았다.

투쿨포스쿨 바이로댕 블렌딩 아이즈 2호 로지 브라운

나는 화장품에 무지하기 때문에 그냥 서프라이즈의 일정 부분은 포기하고 친구들에게 대충 원형의 만원 언저리 화장품 중에 원하는 걸 고르게 했다. 그래도 이걸로 뭘 만들 건지는 얘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프라이즈는 대충 성공함ㅎ 친구들이 모두 원하는 선물+올영 할인해서 만 삼천 원의 좋은 가격(근데 지금 보니까 공홈에서 더 싸게 세일하더라ㅎㅋ)+투명재질의 원형 이므로 이 제품을 선택했다.

혹시 따라할 사람이 계시다면 꼭 이 제품이 아니더라도 원형/투명재질인 화장품이면 다 ok. 사실 투명하지 않아도 그냥 흰색으로 덮어버리면 돼서 그냥 원형인 제품이면 다 된다. 흰색으로 예쁘게 덮으려면 스프레이 같은 게 필요하겠지만..

 

준비물은 내가 저번에 오비츠로이드 만들고(궁금하면 클릭!) 남은 재료로 대충 만들었다.

 

내가 쓴 재료

• 타미야 에폭시 퍼티 퀵타입: 이건 그냥 내가 남아있어서 이걸로 만든 거고.. 이걸로 만들면 아이클레이 같은 거로 만든 거 보다는 더 단단하고 좀 더 멋있어 보인다. 근데 사실 고퀄리티로 만들 게 아니라서 그냥 와하하 대충 웃고 넘기려면 클레이도 괜찮음. 오히려 클레이 쪽이 더 만들기는 쉽다. 색깔도 클레이끼리 섞어서 만들면 되기 때문에 도색도 안 해도 되고 사포질도 안 해도 됨.. 스컬피도 조형할 때 많이 쓰는데 이건 스컬피용 오븐이 따로 필요해서 나 같은 평범한 사람은 못 쓴다^-^;; 

• 사포(220/400/600/800방): 퍼티로 만들거면 대충 사포로 갈아줘야 함. 근데 난 이번엔 아크릴 물감으로 도색할 거라 그렇게까지 매끄럽게 사포로 갈지는 않았음.

• 아크릴물감, 붓, 물통, 안 쓰는 비닐: 작은 파츠만 만들려고 했고 내 수중에 컬러 스프레이는 레이나 머리색 딱 한 종류뿐이라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주기로 함. 아크릴은 빨리 굳기 때문에 그냥 아무 비닐을 팔레트로 삼는 편이 더 실용적임.

• 무광 코팅 스프레이: 나는 있는 게 무광 뿐이라 그냥 이거 썼는데 이번 껀 반짝반짝한 게 예쁠 것 같아서 유광이 더 어울렸을 듯.

• 아트나이프: 사실 여기선 별 필요 없었음, 그냥 조각도나 손으로 해도 충분한 난이도.

• 순간접착제: 마지막에 만든 마법 구슬을 아이섀도에 부착할 때 사용함. 집에 순간접착제가 없어서 선물교환식 당일에 급하게 사서 밖에서 쪽팔림을 감수하고 붙였다..

 

여기에서 퀄리티를 더 높이려면 금손이거나, 에어브러시가 있거나, 색색별로 스프레이를 준비하거나, 서페이서를 뿌리거나.. 하면 좋은데 나는 하루 만에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웬만한 건 다 스킵했다.

 

했으면 좋았을 것

• 서페이서 뿌리기: 집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마르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 그냥 바로 도색해버렸다. 서페이서를 뿌렸으면 훨씬 색이 예쁘게 먹는다...

• 안에 구슬을 모조진주, 큐빅 같은 걸로 박아 넣기: 알아보고 살 시간이 없었다. 나는 대충 만들었지만 더 퀄리티를 높이고 싶다면 저 하늘색? 하얀색? 중앙에 박힌 마법 구슬을 모조 진주나 큐빅 같은 걸로 박아 넣어도 좋을 듯. 레진으로 만들었어도 좋았겠지만 우리 집에 레진 또한 없었다.

만들기 시작~

앞에 디자인을 다 없애기 위해 에탄올같은 걸 찾았는데 우리 집에 없었다^^

어차피 반투명하게 만들거라서 그냥 무식하게 사포질함.

220->400->600으로만 마무리했는데 220은 너무 거칠어서 400->600->800->더 원한다면 1000으로 마무리해도 좋을 듯. 그래도 와방 잘 지워지는 건 220이다.

에폭시 퍼티로 예쁘게 마법구슬을 빚어줌. 대충 아이섀도 위에 투명한 비닐을 깔고 사이즈를 대충 가늠하면서 만들었다.

근데 걍 이렇게 감으로 하는 거보다 설계도 비스므리한게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그냥 그 사이즈에 맞춰서 종이에다가 설계도를 그림. 님들은 처음부터 설계도 그리세요

대충 섀도우 뚜껑에 끼워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종이를 잘라서 도면을 만듦. 사이즈를 대충 재서 구슬이 생각보다 더 커졌지만 허용 범위 내라고 생각하고 넘김.. 반투명 뚜껑의 좋은 점은 저 도면을 안에다 끼워서 밖에다가 똑같이 따라서 그릴 수 있다는 점임. 불투명하면 끼워도 안보이니까 난이도가 더 상승했을 듯

원래 저 무늬도 퍼티로 만들어서 붙이려고 했는데 시간과 내 실력 상 개에바라는 걸 깨닫고 그냥 아크릴로 그림. 중간 동그라미는 설계도 부분을 잘라서 모양자처럼 썼당ㅎ

마법 구슬과 사이즈 맞는지 확인한 후에 구슬을 겁나게 사포질 해줌.

사포질은.. 그냥 많이 하면 예뻐짐. 800방까지 하면 매끈매끈해진다.

스프레이로 도색할 거면 훨씬 빡세게 해야겠지만 아크릴로 할 거라 어차피 붓자국 남는데.. 라는 생각에 나는 그렇게 열심히는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귀찮아서 서페이서도 안 멕였는데 그거 때문에 계속계속 아크릴을 덧칠해야 했다ㅎ

그래도 나름 예쁘게 잘 됨

취미로 뭘 만드는 작업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자신과의 타협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작업이었다.

마법 구슬과 아이섀도를 붙여줘야 했는데 집에 순간접착제를 비롯한 접착제 종류가 딱풀 빼곤 아무것도 없어서 선물 교환식 하는 당일에 부랴부랴 사서 길바닥에서 붙였다.ㅎㅎ 길거리에서 웬 이상한 물건 만드는 사람 됨(맞음)

얼렁뚱땅 완성~!

좀 허접하지만 하루 만에 만든 거 치고는 예쁘게 나왔음ㅎㅎ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나탭 옆에 천사 날개도 달아주는 건데 그 정도 할 체력은 안 됐다.

친구들의 반응도 좋았고 화장을 하는 사람에게는 꽤나 실용적이면서도 밖에서 쓰기엔 살짝의 쪽팔림을 감수해야 하므로 적당히 쓸모없는 선물이기도 해서 만족스러운 제작이었다.

 

친구에게 줄 선물이 고민이시면 직접 개조한 하나탭을 선물해보는 건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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